Issue 97, Oct 2014
아니쉬 카푸어
Anish Kapoor
아니쉬 카푸어, 친밀한 숭고
아니쉬 카푸어(Anish Kapoor, 1954-)와 그 친구들이 싸이의 ‘강남스타일’에 맞추어 춤을 춘다. 카푸어는 열심히 추기는 하지만, 어색하고 어정쩡하다. 그런 모습이 오히려 더 미술가답고 흥미롭다. 유튜브를 통해 발표된 카푸어의 ‘강남스타일’은 사실은 중국 작가 아이 웨이웨이(Ai Weiwei)의 표현의 자유를 위한 비디오 영상이다. 말을 타듯 두 손을 모아 춤추는 그 유명한 율동이 카푸어의 춤에서는 수갑에 채워 끌려가는 모습처럼 느껴진다. 중국을 비판하는 데 겁내지 않는 용감한 작가를 위해 한국 가수의 노래를 인도 출신의 작가가 사용했다. 아시아 작가들의 예술가다운 근사한 항거이며 변혁이다. 이 변혁은 정치적인 경우뿐 만 아니라, 서양미술 그 자체에서도 깊이 있게 행해지고 있다.
● 심은록 미술비평가 ● 사진 국제갤러리 제공
'Leviathan' 2011 PVC 33.6×99.89×72.23m Installation: Monumenta 2011, Grand Palais, Paris Photo: Dave Morgan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